Omnem dimittite spem, o vos intrantes :: Omnem dimittite spem, o vos intrantes

오즈 안에서 살아나기 위해서는 절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먼저 상대방을 공격해야 한다. 인종·종교 등에 따라 생존을 위한 군집이 형성되고 권력쟁탈을 위해 마약, 폭력, 강간, 살인 등의 악순환이 반복된다. 기교를 버린 투박하고 거침없는 전개로 사회제도의 부조리와 구원의 허항된 논리를 묘사한다. 또한 수많은 인간군상들을 통해 그려내는 인간본성에 관한 깊은 통찰이다. 적자생존의 법칙이 적용되는 오즈 안에서 빚어지는 갈등과 욕망,이 과정에서 뒤틀려가는 인간의 내면을 정교하게 그려낸다. 오즈의 미덕은 어설프게 휴머니즘, 정의를 설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즈의 핵심은 '권력'이다. 힘의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살육전이 계속되고, 강자만이 살아남아 파워 게임에 참여할 수 있다. 오즈의 생리에 가장 잘 적응하고 자신에게 유리하게 상황을 몰고 나가는 두뇌형 인물은 라이언이다. 라이언은 아일랜드계 출신으로 오즈에서는 비교적 소수에 속하지만 상대방을 교란시키는 방법으로 오즈의 흐름을 좌지우지한다. 비쳐는 오즈 이 법칙을 상당히 고통스럽게 체득해 간다. 비쳐가 쉴링어와의 파워 게임에서 동등한 위치에 설 수 있게 되는 변모과정은 오즈의 섬뜩한 광기에 자신을 동화시키는 과정으로 나타난다.

오즈가 보여주는 세계관은 절망적이다. 맥매너스는 수감자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허황된 희망에 사로잡혀 계속해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도입하지만 모두 실패하고 좌절한다. 사이드의 가르침으로 마음의 평화를 얻으려던 킨의 변화는 곧바로 약점으로 연결된다. 알바레즈는 자신의 잘못을 만회하고자 끈질기게 노력하지만, 한번 찍힌 낙인은 쉽사리 지워지지 않고 평생 독방에 갇혀 살다가 결국 미쳐버린 할아버지의 망령처럼 결국 독방을 전전하게 된다. 왱글러는 글을 익히려는 시도가 실패로 끝나고 다시 마약을 거래하는 어른 흉내내는 생활로 돌아간다. 포엣은 사이드의 도움으로 자신의 재능을 살려 시집을 출간하고 가석방되지만 마약중독을 이기지 못하고 다시 오즈로 돌아온다. 라이언의 형제애는 결국 시릴을 사형장으로 인도 하고, 오즈 안에서 왜곡된 이들의 형제애는 아무도 구원할 수 없다. 시릴의 사형집행에 항의하는 엠 시티 수감자들이 주먹으로 문을 두드리는 소리만이 공허하게 울려 퍼질 뿐이다.
Posted by 흰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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